대법원 2011. 9. 8. 선고 2011다17090 판결 [특허권침해금지]

민사소송에 있어서 청구의 취지는 그 내용 및 범위를 명확히 알아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인바, 특허권에 대한 침해의 금지를 청구함에 있어 청구의 대상이 되는 제품이나 방법은 사회통념상 침해의 금지를 구하는 대상으로서 다른 것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므로, 살피건대 이 사건 침해금지청구의 대상인 원심 판시 이 사건 피고 제품의 설명서에 기재된 구성 중 ‘HFC, CDMA, 광 등 간선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’에 관한 부분은 명시적으로 기재된 HFC, CDMA, 광 이외에 간선망을 이용한 다른 방식의 데이터 통신의 실시형태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볼 것인데, 간선망은 여러 계층 구조로 이루어진 전체 망에서 중추 회선의 기능을 하는 것을 의미할 뿐 구체적인 데이터 통신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어서, ‘간선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’이라는 기재 자체만으로는 데이터 통신을 위하여 어떠한 방식을 이용하는지 객관적·일의적으로 알 수 없고, 따라서 이 사건 피고 제품은 일부 구성이 불명확하여 사회통념상 다른 것과 구별될 수 있는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, 한편 청구취지의 특정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은 피고의 이의 여부에 불구하고 직권으로 그 보정을 명하고, 이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소를 각하하여야 하나, 형식적으로는 청구취지 보정의 기회가 주어지지 아니하였어도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정명령 없이 소를 각하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 할 수 없는바, 원심은 이 사건 피고 제품이 불명확하여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면서도 원고에게 직권으로 보정을 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는데, 원고 및 선정자 2는 2009. 9. 14. 피고 및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위 ‘HFC, CDMA, 광 등 간선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’의 구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특정된 확인대상발명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받기 위해 특허심판원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(2009당2235)하였고, 이에 특허심판원은 2009. 12. 15. 위 청구를 인용하여 확인대상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한 점, 피고 등이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(2010허111)하자, 특허법원은 2010. 11. 3. 확인대상발명의 설명서 중 ‘HFC, CDMA, 광 등 간선망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’에 관한 기재 부분이 불명확하여 확인대상발명이 부적법하게 특정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심결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한 점, 그러자 원고는 위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(2010후3356)한 다음 이 사건 원심 소송절차에서도 이 사건 피고 제품의 특정 여부를 다투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수차 제출함으로써 침해금지를 구하는 대상으로서의 이 사건 피고 제품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다툰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, 살피건대 청구취지 불특정을 이유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하더라도 원고에게 예측할 수 없었던 불의의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며, 원고에게는 실질적으로 청구취지 보정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보아야 하므로, 원심법원이 새삼스럽게 이 사건 피고 제품의 특정에 관한 법률상의 사항을 지적하여 원고에게 그 보정의 기회를 주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고, 따라서 보정명령 없이 소를 각하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 할 수 없다.